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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겪은 워홀 중 가장 아팠던 날 병원 후기

by maxee 2025.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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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아프다는 건 생각보다 더 무섭고 외로운 일이었습니다. 특히 가족, 친구 없이 외국에서 혼자 아프다면 더욱이 두려울수도 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의료 시스템, 낯선 언어, 혼자 감당해야 하는 통증까지. 이 글은 제가 캐나다 워홀 중 실제로 병원을 다녀온 가장 힘들었던 하루를 기록한 이야기입니다.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그날 느꼈던 감정과 배운 점을 담아 같은 상황을 겪을 수 있는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새벽에 갑자기 시작된 복통, 그리고 공포

그날은 평소처럼 카페 알바를 마치고 늦게 귀가한 밤이었습니다. 잠자리에 들고 2시간쯤 지났을 무렵, 복부에 묵직한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처음엔 그냥 배탈인가 싶었는데, 점점 통증이 예사롭지 않게 변했고 땀이 나고 숨쉬기조차 불편해졌습니다. 혼자 사는 지하 쉐어하우스, 새벽 3시. 누구에게 연락할 수도, 도움을 청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무서움이 밀려왔습니다. 영어도 자신 없고, 병원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급히 보험사에 전화를 걸었고, 다행히 한국어 상담이 가능해 근처 24시간 Walk-in Clinic을 안내받았습니다. 몸은 아프고 정신은 혼란스러웠지만, 무작정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혹시 큰 병이면 어쩌지’, ‘이 돈을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그렇게 처음으로 캐나다 병원의 문을 열게 됐습니다.

진료실 안에서 들려온 “You’re okay”라는 말

접수처에서는 이름, 생년월일, 보험 정보를 물었고, 잠시 후 의사와의 면담이 시작됐습니다. 떨리는 마음에 증상을 잘 설명하지 못했지만, 미리 준비해간 메모와 단어들로 간신히 상황을 전달했습니다. 의사는 천천히 말해줬고, 몸을 진찰한 뒤 단순한 위장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줬습니다. 혈압과 체온을 재고, 수액 처방과 약을 함께 추천해줬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You’re okay. It’s not serious.”라는 말을 해줬을 때, 갑자기 눈물이 났습니다. 너무 무섭고 외로웠던 그 순간, 그 말 한마디가 제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는지 모릅니다. 그동안 병원에 가는 것조차 두려워했던 제게, 캐나다의 의료 시스템은 생각보다 친절했고 체계적이었습니다. 수액을 맞고 대기하는 동안 마음이 조금씩 안정됐고, 곧 통증도 서서히 가라앉았습니다. 보험 덕분에 비용도 크게 부담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혼자였지만 무너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스스로에게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날 이후, 병원이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됐다

진료를 마치고 새벽 6시가 넘어서야 집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누워 잠들었고, 다음날은 몸이 많이 회복되어 알바도 하루 쉬었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병원 위치, 운영시간, 보험 청구 방법 등을 정리해두기 시작했습니다. 아플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그에 대한 대비를 한다는 건 나 자신을 보호하는 중요한 습관이라는 걸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예전엔 아프면 참는 게 당연했고, 외국에서는 더더욱 병원 가는 걸 미뤘지만, 지금은 증상이 있으면 바로 병원을 찾습니다. 그리고 친구들이 비슷한 증상으로 고생할 때는, 제가 먼저 진료 경험을 이야기해주며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날은 제 워홀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하루였지만, 동시에 가장 크게 성장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병원 문을 열기까지의 두려움, 의사의 말 한마디가 주는 위로, 그리고 혼자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그 모든 경험이 지금의 저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외국에서 아픈 건 정말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병원에 간다고 약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자신을 지키는 선택입니다. 저처럼 처음엔 무서워도, 막상 해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지금 혹시 몸이 안 좋지만 망설이고 있다면, 이 글이 그 망설임을 한 발짝 줄여주기를 바랍니다. 아플 땐 참지 말고, 병원에 가세요.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고, 그 선택이 당신을 더 건강하게 만들어줄 겁니다. 해외생활도 중요하지만 나의 건강이 최우선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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